▲ 발행인 백승안

[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지방자치제도란 지역 주민들이 자기 지역 행정을 직접 책임지는 제도다. 어떤 자치단체장을 뽑느냐, 어떤 지방의회 의원을 뽑느냐에 따라 그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삶이 바뀌게 된다.

지방선거에 출마해 지역 주민들의 머슴이 되고 지역 발전의 일꾼이 되겠다고 한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주민 위에 군림하거나 군민을 상대로 대립각을 세워서는 안된다.

법의 잣대는 일반 시민과 자연인보다 엄격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도 견제와 감시의 대상이고 국민의 알권리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법을 존중하고 언행은 겸손해야 하며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

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지역발전과 주민 삶의 질 개선뿐만 아니라 공직사회 풍토와 지역사회 분위기 조성에도 그 역할이 결정적이다.

특히, 상황이 비슷한 자치단체 간에 무한경쟁을 해야 하고 주요현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며 그에 따른 예산확보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해야하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엄청난 숙제들이 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합의 과정을 무시하고 주민들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없을 뿐 아니라 다양한 소통과 폭넓은 대화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서는 원활하게 추진하기는 불가능하다.

현재 우리가 갈등과 대립, 혼란과 불신의 고통을 겪고 있는 지역현안들이 증명하고 있다. 지난 6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6만 군민을 분열의 블랙홀로 빨아들인 거창구치소 유치 건과 진정한 주인인 거창군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는 거창국제연극제 상표권 매입 건이 대표적 사례다.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과 역사 유치 건으로 인근 자치단체와 갈등이 예상된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예상되었던 노선이 기본설계에서 변경되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다가 뒤늦은 대응으로 역사조차도 편의성과 가성비면에서 명분이 부족한 지역에 역사 유치를 주장하는 합천군으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재배 시기가 10년이나 빠르고 재배 기술 역시 우수해 약효와 효능이 탁월한 산양삼도 마찬가지다. 재배농가의 노력과 엄청난 보조금과 행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브랜드화와 시장개척에 소홀함을 보이다가 인근 자치단체에서 산삼엑스포 개최로 세계시장 확보에 나서자 동일한 축제 개최 등으로 뒷북치는 행보를 보여 함양군과도 불신의 벽을 쌓고 있다.

이렇듯 좌충우돌하는 대내외적인 갈등양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늑장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소통과 대화부족으로 공감대 형성에 실패해 불신과 오해의 벽을 쌓고 있다. 구치소로 군민끼리 대립하고, 연극제로 행정과 연극계가 법정소송 벌이고, 역사유치와 산삼축제 등으로 인근 군과 갈등을 빚고 있어 서부내륙거점도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역 발전과 군민행복을 위해 성사시켜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라 하더라도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 군민의 알권리를 보장하지 않아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결코 성사시킬 수 없다. 적극적이지 않고 선제적이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늦었다고 여길 때가 가장 빠른 시기라는 교훈을 상기하면서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야 한다. 축구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골을 넣기 위해서는 공격을 해야 한다. 공격하지 않으면 비기거나 지는 것 뿐 절대 이길 수는 없다. 공격이지지 않는 최선의 방어라는 게임의 상식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함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 큰 거창도약, 군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 야심차게 출범한 민선7기 거창군정의 성공을 위한 시금석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정권자의 결정은 신중해야 하고 조직 구성원들은 ‘돈키호테 식’, ‘심기행정’으로 결정권자의 판단력에 혼란을 주어서는 안된다.

또한 결정권자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동전의 양면이 다름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결정권자의 지나친 자신감은 만용과 자만으로 인한 독선의 위험이 있고 구성원들로 하여금 산속에 숨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게 하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 또한 결정권자의 과한 호불호는 복지부동하는 구성원을 양상하게 되며 경직된 조직분위기를 조성해 생명력 없는 죽은 조직을 만들게 된다.

예로부터 난세를 극복하고 나라를 부흥하게 해서 존경받는 군주 주변에는 충성스러운 장수와 훌륭한 인재가 많다. 전장에 군주가 직접 나서는 법이 없다. 군주는 장수를 신뢰하고 직언에 귀 기울이고 최대한 권한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

군주가 장수를 신뢰하지 않으면 장수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믿지 않는 군주에게 결코 충성하지 않는다. 결국 군주는 패주가 되고 장수는 패장이 되어 나라를 잃고 백성들과 함께 공멸의 불운을 겪게 된다.

6만여 거창군민이 거창군 발전과 군민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믿고 자신들의 주권을 국회의원과 군수, 도의원, 군의원 등에게 위임했다. 군민들의 소중한 권리를 위임 받은 선출직들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민심을 최우선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해서 맡은 바 소임을 충실히 하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군민들이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밥값만이라도 하라’, ‘군민을 섬기고 민심을 받들어라’, ‘민주적 절차를 지켜라’, ‘알권리를 보장하라’, ‘군민의 동의를 구하고 군민과 함께하라’는 소소하고 상식적인 요구다. 그러한 당연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일방적이고 소극적인 행정력을 보이고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민심을 외면한다면 주권자인 주민들로부터 버림받게 될 것이다.

지방권력이 지역발전과 주민 삶의 질을 결정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민심을 천심으로 받들고 군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지역발전과 군민행복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야 한다. 6만 거창군민들의 대표이자 대변자들은 심판대에 올라 비난받는 비참함 대신 존경받고 신뢰받는 동량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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