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상면 영귀대 인근 하천에 무단 투기한 썩은 사과가 하천을 오염시키고 있다.

[매일경남뉴스 최혁열 기자] 주상면 영귀대 하천에 썩은 사과가 대량으로 떠있어 논란이다. 누군가 하천에 불법으로 투기한 사과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긴 장마와 태풍을 겪으며 썩거나 갈라져 상품성이 떨어진 사과를 하천에 무단으로 투기하는 농가가 있어 환경단체가 파악에 나섰다. 썩은 사과를 버리면 하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이후 거창 내 하천에는 썩은 사과가 많이 유입됐다. 썩은 사과는 남하면사무소 앞 하천변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다. 상류는 더 심각하다. 고제면과 가까운 주상면 영귀대의 경우 썩은 사과 수백 개가 물에 떠 있거나 강변에 걸려 있다.

문제는, 이 썩은 사과가 거창군 주민이 마시는 식수로 이용하는 황강천에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썩은 사과로 인해 오염된 물을 거창 주민들이 마시는 셈이다.

▲ 썩은 사과로 인해 오염된 물이 수로와 경계석까지 변색 시키고 있다.

또, 사과가 하천 내부에서 썩을 경우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거창 내 환경단체인 푸른산내들 이순정 사무국장은 “사과가 썩으면서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물속에 사는 생물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라며 “하천에 썩은 과일을 버리는 것은 범법행위로, 절대 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수년 전에는 웅양면의 한 사과 선별장 옆 하천에 썩은 사과가 버려져 있었는데, 이 시설이 공동으로 이용되다 보니 범인을 찾지 못했고, 결국 웅양면사무소가 직접 수거하기도 했다.

이순정 사무국장은 “올해 폭우와 태풍으로 고제 쪽 사과 농가에 피해가 많아 안타깝다. 그러나 이로 인해 고제면 쪽에서 사과들이 떠내려 오고 있어 현장을 파악하고 있다.”라면서 “비단 이번만의 문제는 아니라 하천이 가까운 경작지 근처에서는 매 번 고추나 양파, 포도 등이 버려지는데, 이는 엄연한 ‘불법 투기’로 농가에서 모르고 범법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거창군이 관심을 갖고 먼저 계도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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