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합천군이 ‘거창 구치소 이전이 안 되면 경남도 공무원 연수원을 합천에 유치해야 한다’라는 합천군의회의 제안에 따라 경상남도 인재개발원(이하 공무원 연수원) 유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거창구치소 신축사업 관련 주민투표 운동에서 공무원 연수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구치소 이전 찬성 주민투표 운동본부(이하 이전 운동본부)’는 “주민투표로 구치소 이전이 결정되면 연수원을 유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합천군에서 공무원 연수원 유치 움직임에 뛰어든 만큼 이전이 안 되면 공무원 연수원이 합천에 뺏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합천군과 합천군의회 군의원들이 공무원 연수원 유치를 위해 권문상 지역위원장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합천군은 ‘거창에서 교도소 이전이 안 될 경우 합천에 유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합천군은 경남도 인재개발원 유치 추진계획(안)을 통해 경남도내 가장 낙후된 지역에 위치하여 불리한 산업여건 등으로 소멸 위기에 놓인 합천군에 이전함으로서 경남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수려한 합천에 인재개발원을 유치함으로서 인구유입과 교육생 방문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유치 필요성으로 제시했다.

또한, 함양-울산간 고속도로(24년 준공예정), 남부내륙고속철도(28년 준공예정), 천연가스 공급(21년 준공예정) 등의 입지 여건과 해인사, 가야산 국립공원, 황매산, 영상테마파크 등 주요관광지와 다양하게 확보되어 있는 체육시설과 레저시설을 가점 요인으로 제시하면서 거창구치소 관련 지역민원 해소를 위해 중재에 나선 경남도가 인센티브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합의사항 이행의 요건이 사라지면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특히, 합천군은 지원계획을 통해 이미 확보되어 있는 합천읍 서산리 1301-97번지 165,171㎡ 규모의 군유지와 합천군 대양면 덕정리 313-1번지 357,304㎡ 규모의 부지매입 계획을 밝히고 부지무상 사용과 상수도 및 주변기반시설 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공개하고 유치경쟁에 합류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합천군 관계자는 “군에서는 오래전부터 공무원 연수원을 비롯한 공공기관 및 공기업 유치에 군행정력을 집중해 왔다”며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정략적 이해관계를 초월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 자치단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특히 지방분권 자치단체 제도 하에서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기초자치단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하면서 합천군의회와 군민들이 일심동체가 되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천군의회에서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합천군의회 A 군의원은 “경남도 공무원 연수원 유치는 예전부터 준비해 왔던 전략사업 중 하나였다”며 “공무원 연수원 이전이 거창구치소 이전과 연계되어 있어서 다소 소극적으로 임해 왔던 터인데 경우의 수가 다양해 만약 거창구치소가 이전되지 않으면 합천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중지를 모아 타 자치단체에 선점 당하지 않기 위해 미리 체크하고 이미 준비해왔던 합천군의 입장을 밝히고 지역위원회의 의중을 타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전운동본부는 “권문상 지역위원장에게 합천군 관계 공무원이 면담 요청을 해오고 경남도 인재개발원 유치 추진계획(안)까지 전달한 것으로 보면, 거창구치소 이전 시 거창에 공무원연수원이 유치될 수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회의 주장이 사실임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근 자치단체의 발 빠른 움직임만 보더라도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거창구치소를 거창 내 외곽으로 이전하고 현재 자리에는 공공의료기관과 공무원 연수원, 공기업 연수원을 비롯한 기타 연구소 등 교육도시 거창의 명성을 더욱 빛낼 수 있는 국가기관 또는 공공시설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구치소 신축사업이 현재 위치에 그대로 추진된다면 거창군에 가져올 수 있는 인센티브 확보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것이 불을 보듯 자명하다”며 “이번 주민투표가 이념과 진영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세대를 뛰어넘어 지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부강한 재정과 행복이 넘치는 거창군의 미래를 확보하는 교두보로 삼는데 지혜를 모아 현명한 판단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자랑스러운 거창군민으로 거듭나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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