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거창군 가조면 우두산 장군봉에 설치한 1.5톤의 표지석이 흔적조차 없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거창군도 수사기관도 주민들도 영문을 모른 채 황당해하고 있다.

거창군은 지난 2015년, 장군봉 봉우리에 표지석을 설치했다. 표지석은 ‘배를 타고 가는 장군상’으로, 예산 1474만 원을 들여 제작과 설치에만 3개월이 걸렸다. 무게도 1.5톤에 달해 헬리콥터를 이용해 옮겼다.

그러나 지난 5월 즈음, 장군봉에 설치된 표지석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거창군과 수사기관, 주민들이 황당해 하고 있다.

거창군에서 활동하는 숲길 등산 지도사가 올해 4월 5일, 해당 표지석을 촬영한 사진이 남아있고 올해 6월 11일 ‘표지석이 사라졌다’는 민원이 접수된 것을 보면 그 사이에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거창군은 6월 13일, 현장을 확인해 표지석이 사라졌다는 것을 확인한 뒤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으나 아직까지 행방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봉우리 인근이 워낙 험한 탓에 누군가 표지석을 깨뜨려 산 아래로 떨어뜨렸다면 확인이 쉽지 않고 발견하더라도 범인을 검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표지석이 1.5톤이나 되는 대형 석조물이어서 넘어뜨리거나 옮기기 위해서는 중장비가 필요한데, 두 달 사이에 그러한 정황이 있지도 않았다. 그런데다 4월부터 6월 사이 표지석이 사라질만한 자연현상이 생기지도 않아 온갖 설이 무성하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지역 주민들은 누군가가 표지석을 파손해서 옮기거나 없앤 것은 분명한데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면서도 내년 총선에 출마할 뜻을 가지고 있는 출마예상자가 산의 기운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무속인의 말을 믿고 범죄를 저질은 것 이라는 등의 소문이 무성하게 돌고 있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우두산 장군봉은 옥황상제의 딸과 사랑에 빠진 장군에게 형벌을 내려 산이 됐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해발 953미터의 높은 봉우리다. 장군봉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광과 봉우리의 기암괴석으로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거창의 대표적인 등산코스 중 하나다.

거창군 관계자는 “경찰서에 수사의뢰도 했지만, 표지석의 잔유물 조차 찾지 못해 행방이 묘연하고 표지석이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범인을 찾을 방법이 없다”며 “그냥 황당할 뿐이다”라면서 전전긍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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