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거창군 신원면 청수리 일대에 돈사 신축허가 신청이 접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거창군에 따르면 전라북도 장수군에 주소지를 둔 A 씨는 거창군 신원면 청수리 산 176번지 일대 대지면적 4,830㎡(1,500여 평)의 연면적 3,855㎡(1,200여 평)에 2층 규모의 두 동 돈사 신축 허가를 거창군에 신청했다.

해당 부지는 신원면 청수리에서도 가장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고 바로 아래에는 주민들의 식수원 저장물탱크가 있어 식수 오염 등으로 생존권을 위협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골짜기에는 멸종위기종인 하늘다람쥐와 수달의 서식처이며 가재와 도롱뇽 등 여러 동물과 곤충들이 살고 있어 생태계 파괴도 예상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신원 주민들은 돈사 신축 반대추진위원회(아래 반추위)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반추위는 지난 16일, 거창군에서 매월 실시하고 있는 소통군수실을 찾아 구인모 군수에게 돈사신축 허가 불허를 요청하는 입장을 전달한데 이어 17일에는 거창군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집회에는 신원면에 거주하는 주민 약 400여 명이 대형버스 9대를 나눠 타고 거창군청 앞 광장에 모였다. 팔순을 넘긴 고령의 어르신들부터 30대 청년까지 참석한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뜨거운 뙤약볕 아래 작은 모자 하나에만 의지한 채 구슬땀을 닦으면서 돈사신축 결사반대 구호를 외치며 한 시간여를 버텼다.

반추위 유종수 위원장은 “23년 전 양돈단지와 2009년 감악산 골프장 때문에 신원 면민을 골병 들이고, 또 오리농장, 양계장에다 더러운 것만 신원면에 다 있습니다. 또 지금은 감악산 골프장 때문에 덕산 저수지가 황토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마지막 남은 청수리 골짜기에 양돈단지가 또 들어선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신원면민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신원면에 들어선 양돈단지 두 개소, 오리농장 한 개소, 양계장 두 개소, 건설폐기물 처리장 한 개소에 골프장까지 들어서며 지금까지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이제 또 양돈단지가 들어서려 한다”며 미리 준비한 손 피켓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는 한편 거창군은 절대 허가를 해주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신원면 주민 천성환 씨는“지난 수년간, (신원면은) 골프장과 양돈단지, 오리농장까지 수많은 피해를 봐 왔다. 민심은 갈라지고 정신적 트라우마는 우리의 몫이 되었다”며 “이제 겨우 면민의 삶이 안정되었는가 싶더니 또다시 돈사 신축이라는 재앙이 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축사가 곳곳에 난립해 계곡물이며 농작물이며 폐수로 오염되고 있다”며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청정 자연을 지켜내 행복한 권리를 확보하고 자식들에게 물려줌으로써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자”라면서 추후 예상되는 회유와 설득에 굴하지 말고 끝까지 한마음이 되어 삶의 터전을 지키자고 당부했다.

한편, 신원면민들은 ‘신원면 청수리 산 176번지 돈사신축 반대 결의문 낭독과 신원면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신원면민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위협하는 돈사신축 결사반대 구호를 외치고 거창군과 거창군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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