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창예술인의 집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개인 소유 태양광발전시설

[매일경남뉴스 백승안 기자] '거창예술인의 집' 옥상에 개인 태양광발전시설이 설치된 채 개관 후 수년 동안 방치돼 왔고 매각을 위해 감정가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군 소유인 것으로 알고 감정평가 목록에 포함했던 것이 밝혀져 논란이다.

문제의 태양광발전시설은 공유재산관리 등 적법한 행정절차도 거치지 않고 민원을 이유로 공공건물에 개인 시설을 무단으로 허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수억 원의 군민혈세를 투입해 조성한 공유재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거창군의 어처구니없는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거창예술인의 집은 지난 2012년 거창군 문학도시 조성사업 일환으로 시작해 2014년 남하면 대야리길 88-19번지에 사업 부지를 확정하고 2016년 6월에 준공했다. 해당 건물은 사업비 8억8천8백만 원을 투입했고 연면적 248㎡(75평)로 2층 건물로 조성돼 있다.

거창예술인의 집은 준공 후 현재까지 지역 예술인과 문학인들이 전혀 사용하지 않아 예산낭비 논란이 지속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전기료 및 유지비 등 관리비가 수년 동안 지출돼 군 재정 건전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군은 거창군의회의 승인 받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거창예술인의 집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태양광발전시설이 개인소유인 사실도 모르고 매각절차를 진행하고 있던 거창군에서는 최근 거창예술인의 집 매각 사실을 알게 된 J 모(62) 씨가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이 자신의 사유재산이라고 주장하면서 피해보상과 매입을 요구하는 항의를 해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J 모씨에 따르면 거창예술인의 집 조성으로 자신의 집에 설치돼 있던 태양광발전시설 발전량이 줄어든다는 민원을 제기하자, 당시 군에서 이전 비용을 일체를 부담하고 거창예술인의 집 옥상으로 태양광발전시설을 이전했다. 그런데 최근 자신의 재산권에 대한 해결도 없이 군이 거창예술인의 집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상권을 인정해 주든지 태양광발전시설을 군이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 A 모(56) 씨는 "절차를 무시하고 공공건물에 개인 태양광발전시설을 이전해 사용하게 허가해 준 군이 그동안 개인 소유인지 모르고 군소유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니 얼이 빠져도 한참 빠졌고 한심하기 짝이 없다"면서 주먹구구식 행정을 꼬집었다.

그는 또 “당시 이전비용으로 군비가 투입됐다면 사용한 예산이 어떤 명목으로 집행되었는지도 밝혀내야 하고 만약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고 무책임하게 행정 처리를 해서 군민혈세를 낭비했다면 해당 공무원은 책임을 져야하고 그동안 태양광시설이 개인소유인지 조차 모를 정도로 공공시설 관리를 소홀히 한 거창군도 해명해야 한다”며 책임을 추궁하고 군 행정과 공무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태양광 시설이 개인소유인 것을 몰랐다. 거창예술인의 집 매각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유자인 정 모씨가 이의를 제기해 와서 알게 됐다”며 관리 소홀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당시 건물을 준공하면서 지역 주민의 민원 해결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공공건물 옥상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이전 설치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또한 “거창예술인의 집이 매각결정이 나서 매각을 진행하는 중이어서 당시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밝혀야 하겠지만 만약 개인 소유가 인정된다면 군에서 우선 매입을 하고 감정가를 책정할 때 태양광시설을 포함해서 금액을 산정하는 방안을 것을 검토해 봐야 할 상황이지만 우선 매입 예산 확보에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다”라며 난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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